2025년 현재, 인공지능(AI) 기술은 전 세계 산업과 사회 전반에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그 성장 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대규모 모델의 개발 비용 증가, GPU 등 인프라 자원의 병목, 고품질 학습 데이터 고갈, 그리고 윤리적·법적 논란이 동시에 확산되면서, 더 이상 개별 국가나 기업 단위로는 AI 기술 발전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협력’이 AI 기술의 다음 도약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I 기술이 왜 지금 국제 협력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공동 발전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고도화된 기술과 자원, 개별 국가의 한계 넘어서다
AI 기술은 초기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연산 인프라, 전력 자원, 대규모 데이터 등 복합적 자원이 결합된 ‘국가 단위 대형 프로젝트’ 성격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GPT-4, Gemini, Claude 등 초거대 AI 모델은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 수천억 원 이상의 자금과 수개월에 이르는 GPU 연산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조건은 자본력이 있는 일부 기업이나 국가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반면, 대부분의 중소 국가나 스타트업, 학계는 AI 기술 경쟁에서 점점 소외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고품질 학습 데이터는 특정 문화권 또는 언어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아, 글로벌 기술 격차와 정보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지속가능한 AI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원과 기술을 공유하고, 공동 표준을 마련하는 국제 협력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성능 AI 칩셋의 공동 연구개발, 데이터셋 공유 플랫폼, 모델 안전성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 등이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2. AI 윤리·규제 대응, 공동 기준 없이 불가능
AI 기술 발전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각국은 AI 관련 법제화와 윤리 기준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접근 방식은 매우 상이합니다. 미국은 기업 중심의 자율 규제 모델을 택하고 있고, 유럽은 AI법(AI Act)을 통해 강력한 사전 규제 체계를 구축 중이며, 중국은 자국 중심의 통제 모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각각의 규제 환경은 AI 기업들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기술 이전에 커다란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AI 모델이 유럽에서는 ‘고위험 AI’로 분류되어 사용이 제한되지만,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자유롭게 활용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 개발자뿐 아니라 사용자, 투자자 모두에게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안기게 됩니다.
따라서, AI 기술이 글로벌 기술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통의 윤리 기준과 규제 틀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OECD, G7, Bletchley 선언 등은 AI 거버넌스를 위한 국제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도 2025년 기준 ‘글로벌 AI 윤리 협의체’의 핵심 참여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리 기준,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투명성 등은 이제 기술이 아닌 신뢰의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국가적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3. 기술 격차 해소와 인류 공동번영을 위한 AI 협력
AI 기술은 국가 간, 산업 간, 세대 간 격차를 더욱 빠르게 벌리는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특히 저개발국, 신흥국, 중소기업 등은 AI 인프라 접근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글로벌 기술 주도국의 독점 구조는 디지털 주권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격차는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교육, 의료, 노동시장 등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주는 불균형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 기술이 진정한 인류 공동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의 공유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는 다음과 같은 협력 구조를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 오픈 AI 연구 플랫폼 확대: AI 기술을 비영리 목적의 공동 연구로 공개하고, 각국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 마련
- 국제 AI 공동 연구소 설립: 유엔이나 UNESCO 차원의 국제 AI 연구센터를 통한 다자간 프로젝트 수행
- AI 개발 도구 및 데이터셋 기부: 기술 선진국의 공공 AI 리소스를 개발도상국에 제공
- 글로벌 표준화와 인증체계 수립: AI 시스템의 안전성과 윤리성에 대한 국제 인증제 도입
이러한 협력은 AI 기술이 ‘권력’이 아니라 ‘공공재’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며, 동시에 기술 발전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결론: AI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협력에 달려 있다
AI 기술은 이미 전 세계가 공유해야 할 과학이자, 인류가 함께 다루어야 할 책임의 영역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더 이상 단독 개발, 국가 중심 경쟁만으로는 기술의 지속성과 신뢰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AI 기술의 다음 단계는, 단순한 연산 능력의 향상이 아닌, 국경을 넘는 협력 체계 안에서의 공존에 달려 있습니다.
국제 협력은 AI 발전의 속도를 늦추는 제약이 아니라, 오히려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방식입니다. 이제 우리는 AI의 기술적 진보만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함께 만들어갈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