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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 전략에 스며든 AI, 그 실체는 (AI안보, 국방기술, 디지털위협)

by moneymonth100 2025. 4. 11.

2025년 현재, 인공지능(AI)은 단지 산업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를 넘어, 이제는 국가의 안보 전략, 전쟁 개념, 사이버 영토 방어, 그리고 국제 질서까지 재편하는 전략적 기술(Sovereign Tech)로 격상되었다. 그 어떤 무기보다 빠르고, 침묵하며, 비가시적으로 작동하는 AI는 국가 안보의 ‘보이지 않는 전선’에서 점점 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훨씬 깊숙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 안보와 AI 관련 이미지

1. 국가 안보에 스며든 AI, 어디까지 와 있는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I는 전장보다는 공장에, 군사보다 산업에 어울리는 기술로 여겨졌다. 하지만 202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초거대 언어모델(LLM), 지능형 영상 인식, 위성 기반 실시간 이미지 분석, 자율 무기 체계 등 고도화된 AI 기술이 국방 시스템에 통합되기 시작하면서, AI는 전쟁의 도구가 아닌 전략 자체가 되어가고 있다.

실례로, 미국 국방부는 'Project Maven'을 통해 실시간 드론 영상에서 AI가 적군의 움직임을 자동 식별하고, 지상군의 공격 좌표를 추천하는 시스템을 실전 배치했다. 이스라엘, 러시아, 중국 등도 AI 기반 정보 수집, 자동화 작전 지휘, 자율형 표적 식별 체계에서 유사한 기술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AI가 국가 안보에 기여하는 방식은 단지 물리적 충돌 대응에 국한되지 않는다. 보다 중요한 영역은 사이버 보안, 감시·정보 수집, 국가 전염병 대응, 국경 통제, 디지털 여론 통제 등 광범위한 ‘비군사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AI 기반의 광의적 안보(AI-enabled Comprehensive Security) 시대가 열린 것이다.

  • 사이버 보안: AI가 고도화된 악성코드, APT 공격을 예측하고 방어 시나리오를 자동 생성
  • 테러·치안 대응: 감시 카메라, SNS, 금융거래 데이터 등에서 의심 행위를 선제적으로 탐지
  • 국경 보안: AI 기반 얼굴인식·행동 분석 시스템이 공항, 항만의 통제 핵심 시스템으로 작동
  • 팬데믹 대응: 위기 상황에서 감염자 동선 추적, 대응 시뮬레이션 구축, 의료 자원 배분 최적화

이러한 기술은 효율성을 넘어, 국가 통치의 형태마저 바꾸고 있으며, AI는 지금도 ‘보이지 않는 전략 자산’으로써 국경 안팎에서 작동 중이다.

2. AI가 만드는 새로운 위협: 통제, 신뢰, 확산의 경계선

하지만 AI 기술의 안보 통합은 그만큼 복잡하고,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AI는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오작동하거나 인간의 판단 없이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존재이며, 그 과정에서 통제의 책임과 윤리적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① 자율무기 시스템과 책임의 문제
AI가 자율적으로 표적을 식별하고, 판단하며, 발사까지 결정한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설계자에게 있는가, 군인에게 있는가, 아니면 알고리즘 자체에게 있는가? 유엔에서는 2023년부터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LAWS'(자율살상무기체계) 회의가 반복되고 있지만, 기술은 국제 합의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② 정보 편향과 오판의 리스크
AI는 과거의 데이터를 학습하며, 그 데이터는 정치적·문화적·인종적 편향을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 출신, 특정 외모, 특정 키워드를 사용하는 사람을 ‘위험군’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은 사실상 디지털 차별이 될 수 있다. 이것이 군사 작전에 적용되면 인도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③ 기술 확산과 역습의 가능성
AI는 국경을 초월해 복제되며, 오픈소스 기반의 AI 기술이 국가의 적대 세력, 테러조직, 사이버 범죄자 집단에 의해 ‘반대로’ 사용될 수 있다. 2024년 이후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일부 해커 집단은 LLM 기반 스피어 피싱 생성기, AI 음성합성 기반 협박 시스템, 자율 해킹코드를 무기화한 사례를 실전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AI는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전례 없는 취약성과 위험을 동반한 양날의 검이 된다.

3. 국제 질서의 변화: AI는 기술이자 외교 전략이다

AI 안보 기술의 전략화는 국가 간 힘의 재편을 불러오고 있다. 과거의 군사동맹은 무기 체계와 병력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의 동맹은 데이터 공유, 알고리즘 연동, 클라우드 호환성을 기준으로 형성된다.

미국은 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시스템을 통해 다영역(육·해·공·우주·사이버) 작전을 하나의 데이터 네트워크로 통합하고 있으며, AI가 실시간으로 전장 정보를 통합·해석하고, 명령을 재분배하는 작전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중심의 AI 안보 생태계를 구축하며, AI 기반 사이버 방어·사회 통제·심리전 기술을 ‘디지털 주권’의 확장 수단으로 적극 활용 중이다. 러시아, 이란, 북한 등도 AI를 활용한 사이버 교란, 정보전(Information Warfare), 딥페이크 외교전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국방부보다 더 강력한 AI부처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AI는 군사와 외교, 정보와 산업을 잇는 국가 전략의 중심 기술이 되었다.

결론: AI는 새로운 전선, 그리고 전장의 ‘설계자’다

AI는 총을 들고 싸우는 병사는 아니지만, 그 병사가 언제, 어디로, 무엇을 겨눌지를 결정하는 설계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 안보에서 AI는 단순히 보조적 기술이 아닌, 작전의 기획, 위험의 예측, 행동의 결정을 대신하는 전장의 두뇌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안보 정책은 단순한 무기 확장이 아니라, AI 알고리즘의 설계와 통제, 데이터의 윤리적 기준, 국제 협력 기반의 안전장치 구축까지를 포함해야 한다.

국가 안보 전략에 스며든 AI, 그 실체는 단지 기술이 아니라, 미래의 국가 생존 전략 그 자체다.